4·24 재·보선을 통해 친박(친박근혜) 좌장 격인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5선·부산 영도)이 국회로 재입성하면서 당내 친박 세력의 권력 지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박근혜정부의 1기 조각 및 청와대 참모진 인사 과정에서 소외돼 불만이 큰 주류 친박과 친박 성향의 초선 의원들을 껴안는 동시에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며 독자 세력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선 김 의원의 복귀가 친박 세력의 ‘헤쳐모여’를 가속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하다. 특유의 친화력과 보스 기질을 갖춘 그의 주변으로 친박계는 물론 당내 비주류인 친이계 인사들도 자연스럽게 모여들 것이란 예상이다. 개혁 성향이 강한 일부 비박계 의원들도 김 의원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정부조직법 처리 과정에서 표출된 현 지도부의 무기력한 모습에 실망한 친박계와 권력 중심부에서 벗어난 이른바 ‘짤박’(잘린 친박), ‘홀박’(홀대받는 친박)’이 김 의원에게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친박계 대부로 불리는 서청원 전 의원이 이달 초 새누리당에 복당해 상임고문단에 합류한 만큼 원내에서는 김 의원, 원외에서는 서 상임고문이 중심을 잡고 친박 세력을 아우를 것으로 예상된다. 친박 거물들 간 ‘공조냐 견제냐’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新)친박’으로 분류되는 현 황우여 대표 체제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높다. 올해 10월 재·보선, 내년 6월 지방선거 등 굵직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당 일각에선 벌써부터 당 대표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당선 뒤 인터뷰에서 “(내년 5월까지인) 당 대표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지만 스스로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김 의원이 연내 당 대표에 나서야 한다는 ‘조기 등판론’이 힘을 얻을 전망이다.

다음달 초 치러지는 새 원내대표와의 관계 설정도 향후 친박 세력의 권력 변화를 점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추대론이 나오는 ‘원조 친박’ 최경환 의원이 당선되면 자신의 정치색이 뚜렷한 김 의원과 어떤 관계설정을 할지가 주목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