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의원 동시 출마 처음…단일화 여부 관심
일각선 내년 광주시장 도전 시각도

광주가 지역구인 강기정(북구갑)·이용섭(광산구을) 의원이 동시에 민주당 대표 출마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3선인 강 의원과 재선인 이 의원은 민주당의 당대표 선출을 위한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일찌감치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활발한 득표활동을 펼치고 있다.

광주가 지역구인 두 명의 의원이 민주당 대표 경선에 동시에 출마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역대 민주당 대표 중 전남을 지역구로 둔 의원(한화갑, 박상천)은 있었지만, 광주를 지역구로 둔 의원은 없었다.

따라서 강기정·이용섭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학생 운동권 출신인 강 의원은 "중앙당을 분권형 혁신정당으로 바꿔야 한다"며 혁신과 강력한 리더십을 주창하고 있고, 관료 출신인 이 의원은 "혁신리더가 당대표로 선출돼야 한다"며 역시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비주류인 김한길 의원이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고 친노(親盧)·주류로 분류되는 강기정, 이용섭 의원은 3∼5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달 31일 민주당 대의원·권리당원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당대표 적합도로 김한길 의원이 34.0%로 압도적 1위에 올랐고, 다음으로 추미애(15.4%), 이용섭(14.0%), 강기정(10.4%) 의원 순이었다.

일반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김 의원이 32.4%로 1위를 차지했고, 신계륜(8.2%), 추미애(8.1%), 강기정(7.3%), 이용섭(6.8%) 의원이 뒤를 이었다.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두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그러나 친노·주류 측 대표 출마자들이 반(反) 김한길 연대로 단일화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강기정·이용섭 의원의 단일화 여부와 단일화 결과에 따른 당 대표 선출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예비경선(12일) 전 단일화를 반드시 추진할 것이냐에 대해 친노·주류 측 출마자 간 입장이 엇갈리는 데다 설령 단일화를 추진하더라도 단일후보를 추대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아 실현 가능성이 의문이라는 비관론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이용섭 의원은 예비경선 전 단일화 필요성을 거론하지만 강기정 의원은 예비경선 자체가 자연스런 단일화로 가는 과정이라며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두 의원이 이번 당 대표 출마를 통해 몸집을 불린 뒤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고 내년 광주시장 선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 못 한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3일 "친노·주류가 단일후보를 내지 않는 이상 김한길 의원을 이기긴 쉽지 않은 가운데 광주 출신 강기정·이용섭 의원이 끝까지 출마하느냐, 또한 어떤 성적표를 내느냐가 관심사다"며 "두 의원의 당 대표 출마 선언 자체가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집권당이 됐다면 두 의원의 선수(選手)와 경력을 감안하면 장관(급) 자리를 노려볼 만했었는데 야당이 돼서 정치적 활동 반경이 상대적으로 작게됐다"며 "이번 당 대표 출마를 계기로 인지도를 올린 뒤 내년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두 의원은 당 대표 출마 선언 자체로 중진급에 반열에 올라 3년 후 국회의원 선거 때 '호남 신진 정치인 양성을 위해 수도권에 출마하라'는 압박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