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2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섰다.

안 전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상계동 자택에서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현충원 참배 이유에 대해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교수는 전날 귀국 기자회견에서 ‘낮은 정치’를 강조했듯이 수행원을 최소화하고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현장에도 송호창 무소속 의원을 비롯해 공보담당인 윤태곤 전 상황팀장, 정기남 전 대선캠프 비서실 부실장, 이수봉 전 노동연대센터 집행위원장만 함께했다. 사설 경호원은 없었다. “안 전 교수는 대선 주자가 아니라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신인 정치인이라고 보면 된다”는 게 윤 전 팀장의 설명이다.

안 전 교수는 현충원에서 기자들에게 “우선 주민들과 만나 말씀을 경청하고, 소통하고, 저를 알리는 일들을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방명록에도 “더 낮은 자세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아울러 정부조직법을 놓고 대치 중인 여야를 향해 “우선 대승적으로 한쪽 안을 받아들이고 대신 1년 뒤에 우려했던 점이 현실이 되면 재개정하는 약속을 전제로 하는 조건부 협상도 가능할 것”이라며 “제발 좀 빨리 협상을 해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정치를 모든 국민이 바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안 전 교수는 오후에는 노원병 지역구인 상계1동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를 했다. 그는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앞두고 상계1동에 위치한 아파트로 이사해 전날 첫 밤을 보냈다. 안 전 교수는 당초 용산구에 위치한 주상복합아파트에 전세(시세 12억원 상당)로 살다 이번에 3억원 상당의 전셋집으로 옮겼다.

그는 이어 주요 인사들에게 연락을 하며 측근들과 지역사무소 개소 등 실무 준비를 했다.

하루 이틀 내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13일에는 주민들에게 인사를 할 예정이다.

안 전 교수의 정치행보에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 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안 전 교수가 정치공학적 접근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안 전 교수가 노원병을 선택한 것을 정치공학적으로 해석한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