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사퇴 하루 만인 5일 인천공항을 떠나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께 미국 워싱턴DC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초췌한 모습이었다. 그는 공항에서 심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200m 정도 걷기만 했다.

기자들이 계속 한말씀만 해달라고 하자 “그럼 딱 한마디만 하겠다”며 “저로 인해 이중국적이라는 문제 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큰 일을 하고 돌아오지는 못했지만 저를 계기로 한국에서 여러 가지 논의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장관 후보자에서 사퇴한 그는 이날 출국하면서 “국민과 대통령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 전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15분 출발하는 대한항공 KE093편 항공기를 타고 워싱턴으로 떠났다.

‘한국에는 언제 다시 오나’라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대답한 김 전 후보자는 “수고하십시오”라는 말을 남기고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김 전 후보자는 지난달 4일 한국 국적을 회복했으나 미국 국적 포기는 서류 준비만 끝낸 상태였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1년 내에 미국 국적 포기신청을 하지 않으면 한국 국적이 박탈되기 때문에 본래의 미국인 신분으로 되돌아간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김보영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