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발목잡기 안돼" vs "여, 야당에 퇴로 열어줘야"

정부조직 개편안을 둘러싼 여야 간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데다 청와대도 얽히면서 정치권이 혼돈에 빠지진 데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국정공백 사태의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 '정치력 부재'를 들어 여야 모두 싸잡아 비판하는 분위기다.

전원책 변호사는 4일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력이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정치력이 실종돼서 그렇다"며 "양쪽이 대승적으로 타협할 수 있는 것인데도 합의를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야당은 비대위원장이 힘을 못 갖고 있고 여당도 청와대 눈치를 봐야 해서 힘이 없다"면서 "특히 야당은 기본적으로 새 정부에 대해 `발목잡기'를 안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당을 꽉 틀어쥐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여당이) 자율성을 갖고 일정 정도 타협을 해야 정치력이 발휘되는데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하려고 하니 양쪽 다 답이 안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야당이 불안감을 가진 것에 대해 정치력을 보여서 최소한의 뭔가는 답을 줘야 한다"면서 여당이 박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박 대통령이 인선 문제와 불통 논란 등으로 취임 전부터 지지율이 높지 않다 보니 여당이 야당을 강하게 압박을 못했고, 대중도 어느 한 편의 손을 들어주지 않다 보니 협상이 더욱 어렵게 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오늘 담화는 힘의 추를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한 것"이라며 "야당이 다소 궁지에 몰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와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내정자의 사퇴로 문제가 더욱 꼬이는 것 같다"면서 "김 내정자의 사퇴로 박 대통령의 인사 구상을 살리기 쉽지 않게 되면서 서로 감정이 상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의 양보가 필요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과 여당이 야당의 퇴로를 열어줘야 하는 데 압박만 하고 있다"면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에게 유리한 상황을 여야가 만들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