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우표 발행·김정일화 축전장에 김정은 사진

북한이 젊은 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얼굴을 활용한 우상화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0일 "조선(북한)에서 김정은 원수님의 영상을 모신 우표가 처음 발행됐다"며 "관계자에 의하면 신년사를 하시는 최고 영도자의 영상을 담은 우표가 발행되는 것은 근 70년에 달하는 조선우표 역사상 이번이 처음 되는 일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 우표에는 김 제1위원장이 마이크 앞에 서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던 지난 1월1일의 모습이 담겼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8월 김 제1위원장의 단독 사진이 담긴 노동당 제4차 대표자회 기념우표와 그가 소년들과 나란히 찍은 장면이 들어간 소년단 창립 66돌 경축행사 우표를 공개했고 소년단 창립 경축행사 대표증에도 김 제1위원장의 얼굴 그림이 담기기도 했다.

북한이 이번에 이례적으로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 우표를 발행한 것은 김 제1위원장의 지도력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내 공개행사에서도 김 제1위원장의 얼굴 사진이 등장했다.

조선중앙TV가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행사의 하나로 열린 제17차 김정일화축전장을 소개하는 영상을 방송할 때 김 제1위원장의 얼굴 사진이 담긴 액자가 포착됐다.

네모난 액자에는 웃는 표정의 김 제1위원장이 오른손을 들어 경례하는 듯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포함됐고 액자 밑에는 김정일화로 보이는 빨간 꽃들이 놓였다.

김 제1위원장이 작년 4월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을 맞아 열린 대규모 군 열병식에 참석한 장면이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16일)을 맞아 지난 14일부터 평양에서 김정일화축전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은 가정집이나 각종 기관의 건물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초상화를 걸도록 하고 있고 대규모 군중행사에서도 이들의 초상화를 활용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김 제1위원장의 초상화는 공개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 우표와 김정일화축전장에 등장한 사진 액자는 북한 당국이 김 제1위원장의 얼굴을 활용한 우상화에 본격 나서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과거부터 지도자의 우상화를 위한 선전선동에 우표, 건축물, 초상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며 "북한이 앞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얼굴을 통한 우상화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