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이 정부 5년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모두 역사에 맡기고자 한다”고 19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퇴임 연설’을 통해 “이제 저는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은 더 이상 변방의 작은 나라가 아닌 세계의 중심국가가 되었으며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가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봉사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기꺼이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도덕적 흠결 없는 정부를 간절히 바랐지만,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친인척·측근비리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년 국정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생각을 달리하고 불편했던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한다”며 “옳고 그름을 떠나 국정의 책임을 내려놓는 이 시점에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 사건을 거론한 뒤 “가슴 깊이 안고 가야 할 아픔도 있었다”며 “언젠가 통일이 되는 바로 그날, 저는 이들의 이름을 다시 한번 한 사람, 한 사람 부르고자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온 국민과 함께 박근혜 당선인과 새 정부에 따뜻한 축복을 보낸다”며 “새 정부가 ‘더 큰 대한민국’과 ‘행복한 국민’을 향한 큰길을 열어갈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향후 계획과 관련, “퇴임 후 꽃피는 계절이 오면 4대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우리 강산을 한번 둘러보고 싶다”며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변함 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재임 기간 각종 행사 참석을 위해 지구 22바퀴 거리에 해당하는 88만여㎞를 이동했다고 경호처가 밝혔다. 이는 하루 평균 483㎞를 이동한 것으로 이 대통령의 전형적인 ‘비즈니스 마인드’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 대통령은 49차례에 걸쳐 84개국, 110개 지역을 순방했고, 미국 중국 등 중복되는 국가를 제외할 경우 43개국 82개 지역을 방문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5회, 김대중 전 대통령은 30회, 노무현 전 대통령은 28회의 해외 행사에 참석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