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원자력 협정 개정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협의대표단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사진)는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미 원자력 협정이 상당히 오래 전에 체결됐고, 또 우리가 그렇게 신뢰를 얻지 못하던 시절에 체결됐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는 맞지 않다는 점에 충분히 공감했다”고 밝혔다.

특히 “원자력과 관련된 국제시장에서의 역할을 기대하면서 한국에 대한 신뢰도가 반영되도록 새 협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미국 의회와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걱정되는 부분은 이란과 북한의 핵 활동 때문에 새 원자력 협정에 대해 행정부와 반드시 같지 않은 입장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미 원자력 협정은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 측의 사전 동의나 허락 없이 핵연료의 농축과 재처리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그간 우리 측이 개정을 요구해 왔다.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박 당선인의 취임식에 특사로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그때 박 당선인의 방미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존 케리 국무장관도 3월 중 방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 “미국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사전예방, 사후준비 등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며 “사후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때보다도 입장이 강경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와 관련, “미국 재계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해 상당히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 정책이 경쟁 자체를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확보하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했고, 미국 측에서는 새 정부의 경제 정책이 투명하게 그리고 양국 간 협의 아래 추진되기를 기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에 대한 미국의 반응에 대해 “미국 측은 박 당선인에 대해 굉장히 깊은 신뢰를 갖고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환율시장 개입에 대해 미국 측은 “국제적으로 협조되지 않은 개별국의 시장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시장 원리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