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샌프란시스코 도착하자 "생각 정리하려고 왔다"

"(정치는) 제가 전에 한다고 말하지 않았나요?"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는 19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해 정치를 계속 할 것인지를 물은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는 안 전 후보가 제18대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온 후 처음으로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이다.

그는 투표 후 결과가 나오기 전에 한국을 떠났다.

이날 미국에 도착한 안 전 후보는 공항 입국장에서 박근혜 후보의 당선 소식을 언제 들었는지와 앞으로 계획, 미국 체류 일정 등에 대한 취재진들의 질문에 "글쎄요", "결정되지 않았다", "드릴 말씀이 없다" 등 단답식으로만 언급하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정치를 계속할 것인지를 물은 데 대해서는 "제가 전에 한다고 말씀하지 않았느냐"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그러나 취재진들의 질문이 계속되자 "인터뷰하려고 온 것이 아니다.생각을 정리하려고 왔다"고 답을 피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 기자를 만날 계획이냐고 물은 데 대해서는 "필요한 상황이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안 전 후보는 부인 김미경 교수, 딸 설희 씨와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취재진이 기다리던 입국장에는 혼자 들어왔다.

이날 공항에는 안 전 후보의 지지자들이 일부 나와 '안철수님 격하게 환영합니다' 등 플래카드를 들고 그를 반겼으며 안 전 후보도 이들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안 전 후보는 이곳에서 한두 달간 체류하며 휴식을 취하면서 앞으로 행보를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서 용산 한강초등학교에서 마련된 한강로동 제4투표소에서 투표를 한 뒤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아꼈으며 인천공항 출국장에서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안 전 후보는 인천공항 출발 직후 유민영 대변인을 통해 이번 대선과 관련된 소회 등을 밝힌 메시지에서 "선거에서 이긴 쪽은 패자를 감싸고 포용하고 진 쪽은 결과에 승복하고 새 정부에 협조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기 바란다"며 "도착해서 소식을 듣게 되겠지만 당선자에게 미리 축하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에게는 승자와 패자가 없다.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다.주인에게는 승패가 없다.어떤 결과건 모두 기쁘게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제가 보내주신 열망을 온전히 받들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다.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라며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서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깊이 고민해 보겠다"고 언급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