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추격 양상 반영? 안철수 적극 지원 늦은 탓?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 대한 거물급 인사들의 지지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지지 선언 타이밍을 두고 문 후보가 박 후보와 백중세를 이뤘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11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수성·고건·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문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설이 나왔던 민주당 최고위원 출신 박주선 무소속 의원(광주 동구)도 이날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앞서 상도동계 대표 인사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을 도운 '6인회' 멤버인 김덕룡 민화협 공동의장이 지지 선언을 하는 등 거물급 인사들이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정 전 총리 역시 '동반 성장'과 관련해 의견 차를 드러내긴 했으나 현 정권에서 총리를 지낸 인물.

우 단장은 "특히 이번 지지 의사를 표명한 세 총리는 각각 영남(이수성)과 호남(고건), 충청(정운찬)을 대표하는 개혁적 보수 인사" 라며 "중도 진영의 균형추가 문재인 후보로 기울어졌다" 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고건 전 총리는 문 후보 지지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물급 인사들을 영입하며 세 규합에 성공한 것은 박 후보 쪽이 먼저였다.

그간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비롯해 이회창(자유선진당) 이인제(선진통일당) 전 대표, 당내 비박(非朴) 좌장인 이재오 의원의 지지까지 이끌어냈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과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등 동교동계 인사도 박 후보 지지 대열에 동참했다.

대체로 중량급 인사 영입을 통해 박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서 나간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문 후보 지지 인사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양측 세력이 대등해진 분위기다.

분위기를 탄 문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지지 선언의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 박 후보 지지가 대부분 '박근혜 대세론' 당시 이뤄진 반면 최근 잇따른 문 후보 지지는 '박 후보와 해볼 만하다' '기세가 올라왔다'란 의미로 읽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각에선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문 후보 '적극 지원' 방침이 6일에야 정해져 지지 선언 타이밍이 늦춰졌을 뿐이란 분석도 내놓았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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