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는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아시나요?”(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 “대선 후보 토론에 나와서 스무고개 하듯이 질문을 하고, ‘이걸 모르면 골탕 먹여야지’ 하는 식으로 토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10일 열린 18대 대통령 선거 2차 TV토론회도 후보 간 가시 돋친 설전이 이어졌다. 특히 이 후보는 토론 내내 박 후보를 겨냥해 공세를 퍼부었다.

이 후보는 모두발언부터 “지난 1차 토론 이후 새누리당이 ‘이정희 방지법’을 발의했는데, 이제 (토론)기회조차 주면 안 된다고 하니 놀랍다”며 “이런 것이 박정희 스타일, 유신 스타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에도 주제와 상관없이 “박 후보는 청와대에서 살다 경남기업 회장에게 무상으로 300평이 넘는 성북동 집을 거저 얻었고, 취득세와 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공격했다. 그는 이후에도 “박 후보는 (지난 토론회에서) 돈다발을 받았다고 말했는데, 이건 전형적인 지하경제”라며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현재 가치로 300억원을 받았는데, 상속세나 증여세는 냈나”고 물었다.

박 후보는 “그건 과거의 일이고, 이 후보는 현실적으로 앞에 닥친 일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대선에 끝까지 완주할 계획은 있느냐”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에게 “올해 최저임금과 내년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묻기도 했다. 새누리당 경선 토론회 때 박 후보가 최저임금을 묻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박 후보가 “당시 아르바이트 평균 시급을 생각한 것이고, (대답을 정확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이미 다 설명했다”고 반박했지만, 이 후보는 거듭 “올해 최저임금이 얼마냐”고 물었다. 박 후보는 “이거는 얼마 저거는 얼마 묻는 것은 선생님이 학생에게 ‘숙제해 왔느냐’고 이야기하는 느낌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토론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대기업 회장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공격하기도 했다. 모두발언에서는 “대통령 위에 헌법이 있고, 헌법 위에는 이건희, 정몽구 회장이 있다”고 했고, 경제민주화에 대해 토론할 때는 “이건희 회장은 얼마 전 이재용 씨를 부회장으로 임명했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토론회를 시작하면서 “품격이 묻어나는 수준 높은 토론을 벌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사회자는 토론이 진행되는 2시간 동안 수차례 “주제에 맞는 발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