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미지근한 문재인 지지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전 무소속 대선 후보)이 3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원과 관련해 원론적인 지지 수준에 그쳤다. 지난달 23일 사퇴 기자회견 당시의 “문 후보를 성원해 달라”는 발언을 인용했을 뿐 진전된 지원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지금 대선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여야를 싸잡아 비판하면서 독자행보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대선 최대 승부처이자 안 전 원장의 대표적 지지 세력인 중도·무당파층의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안 전 원장은 이날 서울 공평동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해단식에서 “지난 11월23일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 때 ‘단일 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드렸다”며 “새 정치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주신 지지자 여러분께서 이제 큰 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전 원장은 “지금 대선은 국민 여망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며 “(여야가) 새 정치를 바라는 시대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고 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립의 정치가 반복된다면 새로운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 헤어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국민께서 만들어주시고 여러분이 닦아주신 새 정치의 길 위에 저 안철수는 더욱 자신을 단련해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이 같은 구태 정치를 청산하고 새 정치를 열기 위해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