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분야 50개 공약…일부 참신, '재탕'도 많아
'도청 이전' 등 사업비·여론 검증 거쳐야

홍준표 후보가 내건 선거 구호는 '힘 있는 도지사, 당당한 경남시대'다.

집권당 대표 출신이라는 것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워 지금껏 해결하지 못한 다양한 숙원사업을 해결해낼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그래서 홍 후보 측이 28일 내놓은 공약도 5개 분야에 걸쳐 50개가량이나 된다.

야권 후보보다 본선 진출이 일찍 확정돼 상대적으로 준비 시간이 많았던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역개발이나 산업분야 공약은 경남도가 이미 추진하고 있거나 거론된 내용이어서 신선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반면에 복지·사회 분야 공약에는 서민과 여성 등을 겨냥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눈에 띈다.

홍 후보의 대표 공약인 '도청 이전'은 선거기간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복지·사회 분야
홍 후보는 민간 임대 아파트를 분양 전환할 때 도지사의 감독권한을 최대한 행사해 분양가가 과다책정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해 부영아파트 등에서 보듯 분양가 부담으로 서민들의 집단민원이 장기화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분양 전환 관련 업무는 시장·군수 권한이지만 도지사가 지방자치법에 명시된 권한을 최대한 행사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산업단지 안에 통합형 공립 보육시설을 지어 입주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안도 제시했다.

중소기업의 부담도 덜고 여성·저소득 근로자들을 위한 영·유아반을 운영하면 중소기업 구인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범사업을 벌여보고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정부 지원이 중단되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기업들의 생존을 최소 10년간 보장해는 프로젝트도 있다.

지방비를 확보해 자립기반 구축, 공공기관 우선 구매, 기술개발, 영업지원 체계 구축 등을 해준다는 것이다.

분리 매각을 통한 경남은행 조기 민영화, 기업투자 유치단 신설, 경남 예술단 창단 등도 약속했다.

◇관광·교통·경제활성화 분야
홍 후보는 동남권 신공항을 다시 추진하고 입지 탈락 지역엔 대형 국책사업을 유치해 균형발전을 모색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입지를 특정하지 않고 신공항이 재추진돼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하고 지역 간 갈등 유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관광 인프라가 우수한 지역 특성을 잘살려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경남 관광공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절경을 자랑하는 남해안을 끼고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도보여행길을 정비하고 신규 조성도 추진할 예정이다.

논란이 이는 지리산 케이블카는 낙후지역 소득 증대, 지역 경제 활성화, 노령자 접근성 확보 등을 이유로 '추진' 쪽을 선택했다.

권역별 공약을 보면 서부지역엔 항노화 산업 육성, 항공국가산업단지 조성, 뿌리산업 특화단지 조성, 하동 해양플랜트 산업기지 건설 등 이미 추진 중이거나 거론된 것을 조기에 마무리하겠다고 후보 측은 밝혔다.

동부 지역도 밀양 나노융합 국가산단 조성, 창원산단 고도화, 경남 연구개발 특구 지정 등을 확실히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도청을 마산으로 이전하고 진주 제2청사 건립, 진해 의대 유치 등은 야권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여론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정밀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도청 이전을 비롯해 주요 지역개발·균형발전 공약은 예산 소요 규모 등을 더 따져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선거용이란 지적도 받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b94051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