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는 전격 사퇴 후 휴식을 취하며 향후 행보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후보가 야권단일후보 경쟁을 벌였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대한 대선 지원 활동을 할지가 관심이다.

그는 25일 캠프에 어떤 지침도 내리지 않았다. 그가 처가가 있는 전남 여수에 있다는 설도 있었지만 이날 오전 안 전 후보의 장인, 장모가 정리 중이던 캠프 사무실을 방문한 점으로 볼 때 현재 서울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후보는 지난 23일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을 하겠다”고 말한 만큼 문 후보 캠프의 공식 직책을 맡아 적극적인 지원을 할 가능성은 낮다.

안 전 후보와 문 후보가 ‘새정치공동선언’이나 경제복지노동 및 외교안보통일 정책협의를 통해 합의한 ‘국민연대’의 틀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두 사람은 21일 후보단일화 TV토론에서 새정치공동선언의 핵심 내용이었던 ‘국회의원 정수 조정’에서 확연한 의견차를 보였다. 정책협의팀을 주도했던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도 “정책협의가 이제 와서 큰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캠프는 27일 오후 2시 공식 해단식을 갖는다. 안 전 후보는 이날 해단식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소 200여명의 캠프 관계자들로 북적이던 서울 공평동 사무실에는 25일 30여명만이 출근한 채 한산한 모습이었다.

캠프는 정리되지만 안 전 후보의 향후 정치행보를 국민에게 알린다는 방침이다. 한 핵심 관계자는 “안 전 후보의 9월19일 대선출마 선언부터 11월23일 사퇴선언까지 66일간의 여정을 기록하는 ‘백서’나 웹사이트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230여명의 교수 및 전문가로 구성된 정책포럼과 2500여명 규모의 지역포럼의 향방은 안 전 후보의 결정에 따르게 된다. 안 전 후보가 사퇴 회견에서 “어떤 가시밭길이라도 그(새정치) 길을 가겠다”고 말한 만큼 정책포럼과 정책 실무팀은 안 전 후보의 정책연구소 틀로 이어가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정책총괄을 했던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은 24일 조회에서 “앞으로도 안 전 후보와 함께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에 참여했던 박선숙, 송호창,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 등 캠프 핵심관계자들도 안 전 후보의 결정 이후에 향후 행보를 정할 예정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