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공약을 발표한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룸. 경제민주화 공약을 총괄했던 김종인 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사진)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진영 당 정책위 의장과 후보 비서실 소속 안종범·강석훈 의원이 박 후보 옆에 자리했다.

박 후보가 주요 공약을 발표할 때마다 공약을 총괄한 인사들이 배석하는 게 지금까지 관례였다.

김 위원장의 불참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경제민주화 관련 공약 초안을 마련, 박 후보에게 건넨 게 지난 2일이었다. 김 위원장이 마련한 기존순환출자 규제와 대기업집단법 제정, 재벌 총수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등이 박 후보의 반대로 공약 발표 내용에서 빠지면서 두 사람 사이는 멀어졌다. 결국 전날 공약을 최종 확정하는 공약위원회에도 김 위원장은 불참했다. 김 위원장이 박 후보와 손잡은 지 11개월 만에 파국을 맞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그는 이날 박 후보와 결별설에 대해 “내가 있고 없고가 무엇이 중요하냐”라면서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에 대해 얘기하는 게 아니다. 도울 일이 있으면 돕는 거고…”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을 개선하지 않으면 같은 잘못이 반복될 수 있다”며 “주로 규제 위주로 되어 있는데 그것으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약 발표에 불참한 것에는 “당에서 무슨 내용으로 언제 발표한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연락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