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시간대 소초 CCTV 녹화안돼..의문 제기
합참상황장교가 해당부대 수정보고 열람안해

지난 2일 북한군 병사가 귀순의사를 표시하며 소초 문을 두드릴 당시 해당 소초에 설치된 CCTV 녹화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소초 출입문 상단의 소형 CCTV는 평상시 총기사고와 탄약 분실을 막도록 소초원들이 탄약을 지급받고 반납하는 과정을 감시하기 위해 설치됐다.

군의 한 관계자는 11일 "지난 2일 오후 7시30분부터 3일 오전 1시 사이 소초 출입문에 설치된 소형 CCTV가 작동은 했으나 기술적인 오류 때문에 녹화되지 않았다"면서 "이 CCTV가 녹화되지 않은 적이 자주 있었다"고 밝혔다.

CCTV가 녹화되지 않은 시간은 북한군 병사가 북측 철조망을 통과해 우리 측 철책을 타고 넘어 소초까지 이동한 시간과 겹친다.

이 관계자는 "상급부대에서 CCTV 녹화 장치를 확인한 결과 고의로 삭제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녹화 내용 삭제를 시도할 경우 이를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귀순 과정에서의 경계근무 소홀 등을 은폐하기 위해 CCTV를 고의로 지웠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해당 소초에는 철책과 소초 외곽을 경계하는 경계용 CCTV는 설치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소초에서 초병들이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경계용 CCTV는 없다"면서 "다만 취약한 지역에는 경계용 CCTV가 설치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군 병사를 CCTV로 확인하고 신병을 확보했다는 최초 보고는 부소초장(부사관)이 추정해서 대대장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사건 당시 부소초장이 순찰을 하다가 귀순 현장으로 왔다"면서 "그는 당시 옆에 있던 대대장에게 추정해서 CCTV로 신병을 확보했다고 말했으며, 대대장은 소초 상황실에서 사단장에게 CCTV로 확인했다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부대가 CCTV로 신병을 확보했다는 최초 보고를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알았다'라고 정정해 합참에 보고했으나 합참상황실 근무자의 오판으로 상부에 전달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1군사령부 상황장교는 지난 3일 오후 5시7분께 합참 상황장교(영관장교)에게 "(최초 보고) 경위가 바뀌어서 자료를 보내니 열람하라"고 전화로 통보했다.

그러나 합참 상황장교는 북한군 귀순자의 신병이 당일 오전 10시 중앙합동심문조로 넘어갔으니 상황이 종료됐다고 판단, 바뀐 보고 자료를 열람하지 않았고 윗선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이어 합참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가 열렸던 지난 8일 '귀순자가 소초 문을 두드렸다'는 미확인 소문이 돌았고 다음날 합참 작전본부는 지휘상황계통으로 확인지시를 했다.

합참작전본부는 지난 10일 오전 6시30분 현장의 합참전비태세검열단에 최종적으로 확인할 것을 지시했고, 전비태세검열단은 당일 오전 9시30분 "CCTV로 확인했다는 최초 보고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알았다는 내용으로 정정됐다"고 알려왔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같은 날 오전 11시30분 이런 상황을 보고받았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군은 지난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당시에도 예하 부대의 보고를 놓고 큰 혼선을 빚었던 사례가 있다.

특히 군당국은 2009년 민간인이 철책을 뚫고 월북하고, 탄약고가 털린 전력이 있는 22사단에 대해 CCTV 등 경계감시 전력과 경계근무 시스템을 보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편 국회 국방위는 이날 방위사업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오전만 한 뒤 오후 2시부터 정승조 합참의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이번 사건에 대한 국감을 실시키로 긴급히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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