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 제보에 부담 느꼈나" 의혹 가중

'안철수 대선 불출마 협박'의 당사자 정준길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이 11일 교통사고로 방송 출연을 펑크 내 뒷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 전 위원은 이날 오후 3시53분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초역 인근에서 운전 중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목과 어깨, 다리 등에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어 중앙대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정 전 위원은 목에 깁스만 하고 오후7시10분 쯤 퇴원했다.

정 전 위원의 의식엔 전혀 문제가 없었고 부상도 경미했다는 점이 논란을 불렀다.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출연이 부담돼 스스로 사고를 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앞서 정 전 위원은 금태섭 변호사의 기자회견 내용과 달리 "혼자 운전하며 전화를 했고 협박성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그를 태웠다는 택시 기사가 제보하면서 거짓말 논란이 일었다. 방송에 출연할 경우 이에 대한 해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쾌도난마'는 출연키로 한 정 전 위원이 연락 두절, 펑크를 내자 이를 곧바로 시청자에게 고지했다. 진행자 박종진 앵커는 "(정 전 위원이) 방송을 정면으로 농락했다. 택시 기사의 진술이 맞다는 걸로 인정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정 전 위원 측은 방송이 끝난 뒤인 오후 6시20분께 제작진에 연락해 "사고가 나는 바람에 경황이 없어서 연락을 못했다" 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전 위원이 의식이 뚜렷했음에도 생방송 출연 예정인 프로그램에 사고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 교통사고를 낸 것 아닌가"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준길, 이 사고 무척 이상하네요. 차 옆이 긁히고, 타박상과 찰과상만 입었답니다. 그럼 방송국에 전화 한 통 넣지"라고 꼬집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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