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해결ㆍ곡물가 진정ㆍ자유무역 확대 협력 요청

이명박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 대통령은 8∼9일 회의 기간에 세계 경제위기를 맞아 각국의 보호무역 주의 경향을 자제하는 한편 APEC이 역내 무역자유화 역량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아태자유무역지대 달성을 통해 무역 자유화를 신장시키자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무역투자 자유화 및 지역경제통합 증진'을 주제로 한 이번 APEC 정상회의의 목표와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경제성장의 대부분을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생존전략'인 셈이다.

앞서 지난 2010년 서울 G20(주요 20국) 정상회의를 주최하면서도 의장국 대통령으로서 각국 정상들에게 줄기차게 당부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번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2015년까지 5% 이하의 관세가 적용되는 태양광 패널, 풍력발전 장비, 계측 기기, 모니터링 시스템, 쓰레기 소각 장비 등 54개 친환경상품 목록에도 합의했다.

현 정부 들어 환경보전과 개발을 병행하기 위해 역점적으로 추진한 녹색성장 전략과도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 이틀째인 9일에는 기후변화로 작황이 줄어들면서 세계적으로 치솟는 곡물가 안정을 위해 별도의 `선도발언'을 통해 국제적 협력을 촉구했다.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로 지목받는 가뭄이나 홍수 등의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주요 곡물 생산국의 수출제한, 사재기 등을 해결하자는 차원에서다.

특히 이번 회의 의장국인 러시아가 세계적 밀 생산국인 데다 우리나라가 가장 밀을 많이 수입하는 호주도 회원국으로서 참석하기 때문에 실질적 효과가 기대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공식 회의와는 별도로 개별 양자회담을 통해 외교ㆍ안보ㆍ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와 만나서는 의례적인 악수로 인사를 나눈 반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과는 포옹을 하며 친분을 과시한 장면이 주목을 받았다.

지난 1월에는 이 대통령이 올해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 중국을 국빈방문하기도 했다.

중국과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우리와는 독도를 놓고 동시에 영토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입맛이 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또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부 장관과도 50분간 면담을 갖고 최근 북한 정세와 동향에 대해 논의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전통적 한ㆍ미 동맹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의장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고,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 명태를 비롯한 어획량 증대 등 경제 분야까지 협의를 확대했다.

이밖에 쯔언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과도 회담을 열고 양국간 추진 중인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속히 체결하자는 데 합의했다.

양국 간에는 한ㆍ아세안 FTA보다 높은 수준의 FTA 체결 협상이 진행 중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종우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