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길 새누리당 대선기획단 공보위원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 뇌물과 여자 문제를 폭로하겠다”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을 협박했다는 주장이 6일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대선기획단 정 공보위원이 지난 4일 오전 7시57분 전화를 걸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정 위원은 ‘우리가 조사해 다 알고 있다. 이걸 터뜨릴 것이기에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오면 죽는다’고 말하면서 ‘안 원장에게 사실을 전하고 불출마하라’고 여러 차례에 걸쳐 협박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이렇게 하는 것은 차마 상상하기 어려운 일로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자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국민에 대한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금 변호사는 “안 원장에게 확인한 결과 (협박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한치의 의혹도 있을 수 없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또 “정보기관 또는 사정기관의 (안 원장에 대한) 조직적 뒷조사가 이뤄지고, 그 내용이 새누리당에 전달되고 있지 않는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며 불법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 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 변호사와 나는 서울대 법대 86학번 친구 사이”라며 “여러 사람들로부터 들은 얘기를 하면서 ‘검증과정에서 잘 대응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야기한 게 전부”라고 했다.

정 위원은 “나는 후보의 일개 공보위원으로 안 원장의 불출마를 종용할 지위에 있지 않다”며 “친구 사이 대화를 협박으로 매도하는 게 안 원장이 바라는 정치냐”고 반박했다.

민주통합당은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며 “불법사찰 진상조사특위 가동은 물론 국정조사를 검토하겠다”고 안 원장을 엄호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안 원장에 대한 검증이 시작되자 물타기를 하기 위해 친구 간 통화를 이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허란/이태훈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