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빙수 먹으며 '썰렁' 유머도…"내달 대학생 더 많이 만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6일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 개최된 독립예술인 축제 `서울 프린지페스티벌'을 찾았다.

박 후보가 지난 20일 대선후보로 지명된 이후 대학가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후 행사장내 한 예술다방을 찾은 박 후보는 3천원짜리 팥빙수와 핸드드립 커피 2잔을 주문해 직접 계산한 뒤 앞서 앉아있던 20대 여성일행 3명과 동석했다.

그는 "팥빙수를 제일 잘 못 먹는 사람은 누군지 아느냐? 섞어 먹는 사람이다.
박근혜, 홍대앞 축제서 `2030 스킨십' 과시
섞으면 다 녹기 때문에 살짝 떠먹어야 한다"며 `썰렁 유머'를 던지며 자연스러운 대화 분위기를 유도했다.

또 "혼자만 먹기가 그렇다"며 팥빙수를 수차례 권했다.

그는 "생각보다 많이 웃는 것 같다"는 질문을 받자 "정치인은 심각한 질문을 받고 즐겁게 말하면 안 어울리잖아요.

그런데 그런 장면이 많이 찍혀서 억울하다"고 웃으며 답하기도 했다.

짙은 베이지색 재킷 차림의 박 후보는 패션업에 종사한다는 20대 여성으로부터 "가장 단순한 게 멋있는 패션인데 밝은 명도의 옷을 입으면 밝게 보이실 것"이라고 조언하자 "그런 조언을 많이 듣는다.

밝은 색을 입으면 표정도 밝아지고 좋다"고 답했다.

그는 "피부 관리를 별도로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선 "마음을 곱게 쓰면 예뻐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 후보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새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문화가 가장 핵심"이라며 최근 인기를 끄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거론하며 "너무 웃기는데 그런 게 세계적으로 어디 있겠나? 문화가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민족은 예술에 끼가 많은 것 같은데 앞으로 신인이 자꾸 발굴돼야 한다"며 "예술부분에 관심 갖고 많이 연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교육학을 전공한다는 대학교 1학년 여대생에겐 "경쟁과 입시가 아닌, 자신의 소질을 발굴하도록 하는 교육을 만들겠다"며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문제는 꼭 해결하려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박 후보는 간담회에 이어 홍대 거리를 둘러봤다.

그는 액세서리 가게에서 7천원짜리 팔찌를, 전철역앞 노점에선 머리끈 3개를 각각 구입하고 거리에서 3인조 밴드의 공연을 듣는 등 20대 대학생과 같은 격의없는 행보를 보였다.

시민들은 물론 중국ㆍ타이완 관광객들의 기념사진 요청도 쇄도했다.

이날 행보는 박 후보가 강조한 `국민대통합'의 일환으로 보이지만, 자신의 취약층인 2030세대와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그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이학재 후보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단 오찬에서 향후 박 후보의 대학가 방문 계획에 대해 "9월에는 더 많이 만날 것"이라며 "지난해 대전대를 방문했을 때처럼 강연·특강 형식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내달초 주요 종교계 지도자들을 예방할 계획이라고 이 실장은 전했다.

이 실장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지금 구체적인 일정은 안 잡혔지만 앞으로 만나시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 일정과 관련해선 "지난주에 예방하려 했는데 전 전 대통령이 지방에 계셨다.

다시 일정을 조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몽준ㆍ이재오 두 의원과의 회동에 대해서도 "우리가 상식선에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야 다 뵙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