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의 최대 지지 기반인 민주노총이 14일 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옛 당권파인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출당)안이 진보당 의원총회에서 부결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진보당 기반이 급속도로 흔들리면서 신주류의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 작업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진보당에서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 7만5000명 가운데 3만5000여명(약 46%)이 민주노총 조합원이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사진)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진보당 스스로 진보정당답게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지철회의 이유를 밝혔다. 조합원들의 집단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예측은 당연히 가능하리라고 본다”며 “집단으로나 개인적으로 탈당하는 부분은 총연맹 차원에서 결의할 성격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결정은 민주노총이 진보당 내 정치세력 다툼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고 거리를 두겠다는 뜻”이라며 “당분간 현안인 8월 총파업 등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주류는 민주노총의 지지철회로 새 진보정당 창당의 명분을 얻었다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이번 지지철회가 신주류에 대한 직접적인 지지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념하고 있다. 내달 말께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을 계획하고 있는 신주류는 민주노총 산하 단위별 노조가 합류하도록 구애를 펼 것으로 전해졌다.

신주류는 당 해산을 통한 새 진보정당 창당에 주력하고 있다. 신주류 측 관계자는 “당 해산을 통해 양쪽(신주류·옛 당권파)이 분리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며 “이를 위해 강기갑 대표가 옛 당권파 측을 설득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 해산이 안 되면 탈당을 통한 신당 창당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신주류는 이달 31일까지 당 해산에 실패할 경우 국민참여당계를 시작으로 집단 탈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