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초 만에 폭발한 로켓…北, 1년치 식량 날렸다
북한이 13일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난 속에서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은하 3호 로켓 발사를 강행했으나 실패했다.

한국과 미국은 위성 발사를 빙자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실험이라고 규정하고 제재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로켓 발사를 놓고 위성 발사라고 주장하는 북한과 국제사회의 갈등이 심화할 전망이다.

신원식 국방부 정책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오전 7시38분 55초에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 한 발이 135초 만에 1차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사일 실험 발사는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미사일은 백령도 상공 최고 고도 151㎞ 위치에서 낙하하기 시작해 최종적으로 20여개 조각으로 분리됐다”며 “충남 안면도, 군산 서방 100~150㎞ 해상에 분산돼 떨어졌으나 우리측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7시41분 10초쯤 미사일이 두 개로 분리됐다”고 말했다. 로켓이 날아간 직선 거리는 460㎞라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북한의 로켓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 위반이자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행위”라며 “북한은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35초 만에 폭발한 로켓…北, 1년치 식량 날렸다
북한은 이번 로켓 발사를 위해 8억5000만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정보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이는 북한 주민 1년치 식량에 해당하는 중국산 옥수수 250만을 구입할 수 있는 돈이다. 미국 관리들은 대북 식량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궤도 진입 실패를 시인했다. 1998년 광명성 1호와 2009년 광명성 2호 발사 때 궤도 진입에 실패했음에도 성공이라고 주장한 것과 다른 태도다. 미사일이 아니라 위성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려는 속셈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분석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 핵실험 및 내부 결속을 위한 군사도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24시간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수십명의 외국 기자와 전문가들을 초청해 놓고 벌인 김정은 체제 출범 ‘축하쇼’가 무위로 돌아가 망신을 자초했고, 김정은 체제에도 흠집이 났다”고 전했다.

홍영식/이현진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