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도 이정현 후보(새누리당·광주서을)가 저렇게 선전하고 있는데 대구에서도 이번만큼은 바꿔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부겸 민주통합당 후보(사진)는 지난달 30일 대구 고산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나홀로 유세 차량을 타고 돌며 이같이 호소했다. 그러자 아파트 베란다에서 한 남성이 창문을 열고 ‘김부겸 파이팅’을 외쳤다.

김 후보가 출마한 수성갑은 대구의 ‘강남’으로 꼽힌다.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하다. 이곳에서 김 후보는 현재 30%대 초반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15% 남짓한 당 지지율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물론 상대 후보인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에게는 10%포인트 이상 뒤져 있다.

김 후보는 “비록 상대 당이긴 하지만 이정현 후보가 최근 높은 지지율을 얻으면서 대구도 화답해야 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곳은 6·25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의 최전방으로 나라를 지켰다는 자부심이 강한 지역”이라며 “당의 안보관을 불신하는 분들이 많은데 아무리 그렇지 않다고 얘기해도 소용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실 이곳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열망이 높다”며 “만약 광주에서 친박의 상징인 이정현 후보가 당선되는데 대구에서는 예전처럼 새누리당이 싹쓸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는 큰 꿈을 꾸는 박 위원장에게 결코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한구 후보는 “자꾸 이정현 의원 얘기를 하지만 이 의원은 사실 지난 4년간 광주를 위해 국회의원 2~3명이 해도 모자랄 만큼의 일을 해낸 사람인데 김 후보는 대구를 위해 한 일이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대구=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