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중의 실세’로 불린 최시중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참모모임인 ‘6인회의’의 멤버다.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아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를 도왔다. 자신의 한국갤럽 지분을 팔아 선거캠프에 자금을 보태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당선 이후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았다. 정권 초기에 대통령실장, 국가정보원장 등의 하마평에 올랐지만 2008년 초대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됐다. 경북 포항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동아일보에서 30여년간 일했다. 지난해 3월 2기 방통위 위원장으로 연임에 성공하면서 대학 동창인 이상득 의원과 함께 ‘포항 인맥의 핵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업고 출발했지만 최 위원장은 무리한 방송정책과 정책 조정능력 미흡으로 야당은 물론 업계의 잦은 원성을 샀다. 거침없는 언사로 구설수에도 많이 올랐다. 특히 지난해 이 대통령이 동반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와중에 “삼성전자가 5조원이라는 사상 최고 이익을 냈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말해 수많은 기업관계자들의 빈축을 샀다.

주요 정책들도 곳곳에서 균열을 드러내는 파행을 연출했다. 이동통신요금 인하는 통신사들의 반발로 기본료 1000원 인하에 그쳤다. 또 케이블 방송과 지상파 방송 간의 분쟁을 막지 못해 HD지상파 방송 송출 중단이라는 사태를 초래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종편 선정 과정에서는 특정 언론사들에 대한 특혜 의혹도 불거졌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