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관계 전문가 "별거중 김경희와는 전략적 동거"

국내 대표적인 북ㆍ중관계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중국 지도부와 공산당 동향에 밝은 주재우 경희대 교수는 19일 사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김정은의 권력승계를 위한 후견인으로서 권력의 정점에 설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대 석ㆍ박사 출신으로 현재 조지아공과대학 정치학과 방문교수로 있는 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중국의 고위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 권력의 향배는 장성택의 행보가 관건"이라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장성택은 사고가 굉장히 유연한 데다 호탕함과 친화력을 갖춰 중국 지도부와 당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라며 "북한 내부 불안과 한반도 긴장을 원치 않는 중국으로선 장성택이 권력의 공백기를 이끌 최적임자로 보고 전폭적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성택은 오래전부터 비공식적으로 중국을 방문해 지도부와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다"며 "그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등 북한 군부 핵심들의 지지가 두터운 데다 중국이란 식량지원 창구를 갖췄다는 점에서 북한 내에서 유일하게 총과 빵을 동시에 쥔 인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장성택은 김 위원장의 동생이자 아내인 김경희와 오래전부터 별거 중이고 이혼설이 나올 만큼 사이가 좋지 않다"며 "그러나 김 위원장이 생전에 장성택, 김경희 간의 역할을 조정해놨고 두 사람 모두 정치적 이해와 역학관계 때문에 김씨 왕조를 지키려는 노력을 다할 가능성이 높아 부부간 불화가 큰 변수가 되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두 사람의 불화설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중국 등 대외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애틀랜타연합뉴스) 김재현 특파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