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김정은 안정적 권력승계에 회의적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은 북한 체제의 중대 분수령이며, 한국과 미국은 중국과 함께 북한 체제의 급변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실장이 18일(현지시간) 말했다.

빅터 차는 이날 연합뉴스에 "그동안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가 붕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황은 북한 지도자의 돌연한 사망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우리는 지금 바로 그 시나리오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며 현 상황은 북한 체제의 분수령"이라고 진단했다.

조지 부시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는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모든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며 "미국과 한국은 우발적인 북한 불안정 사태에 대비한 군사계획을 발전시켜왔으며 그 첫번째 조치는 데프콘 태세를 격상시키는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빅터 차는 특히 "중국은 북한내 상황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채널을 가진 유일한 나라"라며 중국의 특수한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은 지난 2008년 김정일의 뇌졸중 발병 이후 북한의 불안정 사태에 대비하는 대화에 중국이 참여할 것을 요청해왔지만 중국은 이를 꺼려왔다"며 "하지만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미국, 한국, 중국은 같은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일 사후 아들 김정은의 후계구도 안착 여부와 관련, 빅터 차는 "현 시점에서는 김정은이 북한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인지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빅터 차는 "김정일은 지난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 이미 14년동안 권력승계를 준비해왔던데 비해 김정은은 채 3년도 되지 않아 자신의 권력기반을 구축하는데 별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이며, 그의 권력 승계와 관련된 새로운 이데올로기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빅터 차는 "북한 체제 상황에서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받기에는 그리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