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경기도 안성의 고향으로 외박을 나왔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해병대 2사단 소속 A(23) 이병의 유족들은 8일 "부대 내 가혹행위가 자살의 원인이 됐다"며 군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유족들은 "외박을 나온 A 이병이 친구들과 만나 '선임병들이 구타 흔적이 없도록 쇄골 부위를 누르는 고문을 했다'고 말했고 부검에서도 해당 부위에 멍 자국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지난 5월 20일 자대배치를 받은 A 이병이 체크카드로 20여 일 동안 14만7천원을 PX 등에서 쓴 것으로 명세서에 나타났고, 체크카드는 대부분은 선임병이 사용했다고 A 이병이 가족에게 말했었다"고 했다.

또 "A 이병이 선임병들로부터 성적 수치심도 당했다고 친구들에게 말했다"며 "체육대학을 졸업한 A 이병이 가벼운 구타나 개인 신변으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유약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A 이병이 대대장의 승인을 받아 안성까지 외박을 왔고, 위수지역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병대 관계자는 "A 이병의 유서에 부대생활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며 "부대원들을 대상으로 가혹행위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고, 조사결과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첫 외박을 나온 A 이병은 고향 친구들과 만나 부대생활의 어려움을 털어놨고, 3일 낮 12시께 안성시 죽산면 한 상가건물 1~2층 사이 계단 난간에 끈으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안성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