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권 주자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국회에서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손 대표가 4·27재보선에서 분당을(乙)에 당선된 뒤 기획재정위원회를 선택,박 전대표와 처음으로 함께 한 상임위원회에서다.

박 전 대표는 13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 참석,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에 “국민들이 정부를 가장 필요로 할 때가 언제냐”고 물었다.

이어 “아플 때나 예상치 못한 일을 당했을 때”라고 자답한 뒤 비정규직과 영세업체 근로자의 사회보험에 대해 발언을 이어갔다.

박 전 대표는 “4대 보험 중 한 곳에도 가입돼 있지 않은 근로자가 382만명에 달하는데 대부분 비정규직이나 5인 이하 규모의 영세 사업장읜 근로자”라며 “고용 창출을 위해선 고용공제보다 이들에 사회보험료를 감면해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을 모두 비정규직이나 영세 근로자에 지원에 대해서만 얘기했다.

반면 손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거시적인 경제정책을 집중 거론했다.

손 대표는 “수출부문과 대기업에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과거 방식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며 “토목건설로 성장을 유지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방식도 통용되지 않는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과거 토목경제의 틀에 갇혀선 고용창출도 복지도 모두 놓칠 수 있다”며 “장관은 이런 기존 정책을 유지하지 말고 정책 기조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질의에 나선 태도에서도 박 전 대표는 박 장관과 문답식으로 질의 시간을 이끌어간 반면,손 대표는 “고견을 피력하는 기회로 삼겠다”며 할당된 15분을 모두 자신의 발언 시간으로 사용했다.

이에 박재완 장관도 현재 공식적인 당직이 없는 박 전 대표에게 “네 대표님”이라는 칭호를 꼬박 쓰며 대응했지만,손 대표의 발언시간엔 다른 문서를 보거나 등을 의자에 잠시 붙이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권에선 “내년 대선을 염두하고 손 대표와 박 전 대표 모두 서로 취약점이 있는 부분에 관심이 많다는 걸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