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장에게 감사편지.."군복 땀냄새는 최고의 향수"

"밝은 하늘 아래서 처음 보았던 사람, 그 청해부대원들은 이제 우리의 우상이 되었습니다."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될 뻔했던 한진텐진호(7만5천t급)의 박상운(47) 선장은 지난 24일 청해부대장에게 편지를 보내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합참이 25일 밝혔다.

박 선장은 편지에서 "무엇으로도 갚지 못할 크나큰 은혜를 입은 한진텐진호 승조원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무탈한 상태에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순항 중"이라면서 "청해부대장과 무선 통화가 처음 성공했을 때 통렬한 기분은 평생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땀으로 완전히 젖은 군복에서 인도양의 바람을 타고 밀려드는 소금기 잔뜩 안은 그 진한 땀의 향기는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향수였다"면서 "작전 수행을 했으면서도 아이스크림 한 숟가락에 고마워하던 당신들의 모습에 펑펑 울었다.우리는 그날 다시 태어났다"고 고마워했다.

박 선장은 "선원 여러분 안심하라던 무전기 소리는 하늘의 음성과도 같았다"면서 "아직도 그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며 웃음짓게 합니다.앞으로 여러분의 그 모습 백분의 일이라도 닮으려고 애쓰며 살아보겠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청해부대는 지난 21일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으로부터 공격받고 안전 격실에 피신 중이던 한진텐진호의 한국인 14명과 인도네시아인 6명 등 선원 20명 전원을 안전하게 구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