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장병의 자녀들은 모두 떠났지만, 숭고한 희생장병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추모행사 등에 참석하려 합니다"
평택 2함대 사령부에 소속된 해군 자녀가 많아 '평택2함대 부속초교'라 불리는 평택시 포승읍 원정초교.
전교생 600명 가운데 440명의 2함대 자녀들이 다니는 이 학교는 '천안함 1주기'인 오는 26일은 학교사(史)에서 영원히 지울 수 없는 날이다.

학교 측은 오는 25일 '해군아빠'에게 감사의 편지쓰기와 그림그리기 행사를 갖고, 26일에는 백성욱 교감과 교사들의 인솔하에 어린이 임원진 34명이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추모식에 참석한다.

경찰, 간호사, 가수, 피아니스트가 꿈이라던 천안함의 희생장병과 생존장병 6가족의 자녀 10명 모두는 작년 10월부터 수원과 안양, 안산 등으로 하나둘씩 떠났다.

장래 꿈이 '해군 아저씨'라던 고(故) 남기훈원사의 아들이 올해 2월 졸업, 이 학교를 떠나면서 더 이상 천안함 장병 자녀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담임을 맡았던 교사들도 10명 중 8명이 다른 학교로 옮겼다.

백성욱 교감은 22일 "희생장병 자녀들이 지난해 사건 이후 한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고통을 받긴 했었지만, 전문가의 상담과 심리치료를 통해 모두가 안정을 되찾았다"며 성적도 좋았고, 학교생활도 잘해준 학생들에게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천안함을 기억하는 교사들은 당시 말하지 못했던 아픔을 다시 떠올리고 있다.

희생장병 자녀의 담임을 맡았던 박혜경 교사는 "아픔을 떠올리지 않도록 천안함 관련 얘기는 일체 언급하지 않도록 학생들에게 당부하며 조심스럽게 생활했다"며 "(희생장병)애들의 그림이나 일기에서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학교는 이제 어린학생들에게 뼈저린 아픔을 심어준 천안함 사태의 악몽을 떨쳐 버리기 위해 매년 5월 5일 열던 운동회도 해군 아빠들을 위해 국군의 날인 10월 1일로 바꿨다.

(평택연합뉴스) 김명균 기자 km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