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관련국들로부터 냉대를 받은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29일 전날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를 제안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중국신문망 등은 이날 "복잡한 이해가 걸려 있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을 저지하고 안정을 되찾기 위해선 남북 당사자와 주변국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류장융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에서 충돌 수준을 넘어 전쟁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는 민감한 시기를 맞아 중국이 적기에 긴급 협의를 제안한 것은 꼭 필요한 건설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또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전날 한국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을 면담한 데 이어 방북설이 유력하게 돌고 있다. 다이 위원은 이날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회담을 갖고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의 수용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30일 방중 예정인 최태복 북한 최고회의 상임의장에게도 6자회담 관련국 회의에 참석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 역시 미국과 일본 러시아의 외교라인과 접촉,6자회담을 통한 분위기 반전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이처럼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에 올인하는 것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리더십을 보여 말썽을 일으키는 북한의 편을 든다는 비난을 불식하고 △관련국들과 책임을 나눌 필요가 있으며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과시함으로써 한반도 주변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외교 전문가들은 "한국이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데다 연평도 포격이나 천안함 침몰에 대해 사과도 못 받은 상태에서 6자회담에 참여하긴 어렵다는 것을 중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성사가 되면 좋고 안 돼도 할 수 없다는 식의 제안일 가능성이 크지만 현실적으로 중국이 내놓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카드 중 하나라는 점에서 올인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