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엔지니어링'..핵심기술은 없는 듯

북한이 영변지역에 새로운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하면서 지난 2003년 중단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함경남도 금호지구 신포 경수로의 기초적인 건설공정을 역으로 활용하는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을 동원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북한 경수로 문제에 정통한 복수의 외교소식통은 "현재로서는 북한이 짓고 있는 경수로 공사의 실체를 정확히 확인할 길이 없다"며 "하지만 북한의 기술수준이나 정황으로 볼 때 신포 경수로의 공정기법을 역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꽤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러나 "신포 경수로는 기초공사 단계에서 마무리됐기 때문에 미국이 보유한 핵심기술이나 부품이 들어가있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북한이 경수로 건설능력을 갖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2003년 11월 35% 수준의 기초공정을 마친 신포 경수로는 현재 중장비와 자재의 상당수가 빼돌려져 원형이 유지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신포 경수로의 일부 중장비나 원자재가 사용됐을 것이란 관측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방북한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16일 워싱턴D.C.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북한은 오는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영변 지역에 100MW(메가와트) 규모의 실험용 경수로 건설을 추진 중"이라며 "이는 신포경수로의 10분의 1 규모"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