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확인감사에선 태광그룹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큐릭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유력인사들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여당 의원들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로비 사건의 몸통이라고 의혹을 제기했고 야당 의원들은 물타기 작전이라고 반박했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태광그룹의 성접대 당사자였던 신모 전 뉴미디어 과장은 박 원내대표와 밀접한 관계였다"며 "신씨가 1996년 박 원내대표가 출간한 저서 '넥타이를 잘 매는 남자'를 대필한 장본인"이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박 원내대표가 문화관광부 장관,청와대 정책기획수석,비서실장을 지내는 동안 태광의 케이블TV 사업이 급성장했다"며 "박 원내대표가 실질적인 태광 로비의 몸통이라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형환 한나라당 의원도 "2001년 태광그룹이 경기연합방송을 설립하면서 불법 논란에 따른 행정소송이 벌어지는 등 각종 문제가 발생했는데 당시 신씨가 방송위원회에 근무하는 등 (태광그룹과) 묘하게 물려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국정조사든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갑원 민주당 의원은 "현 정권의 비리 의혹을 덮기 위해 제1야당의 원내대표까지 끌어들이는 한나라당의 작태가 개탄스럽다"며 "여당이 물타기하려는 것은 진실을 호도하려는 정치 공세"라고 맞섰다.

그는 "이번 사건은 청와대 행정관이 태광 직원으로부터 성접대를 받아 터진 문제이고 방송법 시행령을 잘못 개정해서 생긴 문제"라고 주장했다.

정장선 민주당 의원도 "방통위가 태광 계열 티브로드홀딩스의 큐릭스 인수 승인 과정에서 일부 상임위원들이 미진한 부분들을 지적했는데도 이를 철저하게 다루지 않은 것은 의도적인 것 아니냐"고 따졌다.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은 "태광이 방통위 관계자에게 두 장의 법인카드를 건넸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그런 설이 있어 확인했더니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