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때까지 수석직 유지..여야 청문회 시점 놓고 진통

이명박 대통령은 1일 공석인 외교통상부 장관에 김성환(57)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을 내정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인준 절차를 마치고 공식 임명된 김황식 신임 국무총리로부터 임명제청을 받아 김 수석을 외교장관에 내정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밝혔다.

정부는 김 수석의 외교장관 내정 직후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로 보내는 등 신속한 인준 절차에 착수했다.

김성환 내정자는 지난 2008년 6월부터 2년간 이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준비를 비롯한 현 외교정책의 흐름을 꿰뚫고 있고, 외교부 기획조정실장 시절 조직과 인사 관리를 해본 경험이 있어 특채 파동 이후 흐트러진 외교부 조직을 추스를 적임자로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 수석은 "김 후보자는 G20정상회의를 유치하는 등 현안을 조정하고 처리하는데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고, 평소 부드럽지만 업무 처리에서 강한 통찰력을 갖고 있다"면서 "외교통상부 직원으로부터도 신망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변 4강 등과 협조.유대를 증진하고 세계 속 우리의 위상을 높이고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외교장관은 외교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며 "(이 대통령은) 외교부가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 내부 사정을 잘 알면서 개혁 마인드를 가진 김성환 후보자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외무고시 10회로 공직에 입문, 북미국장, 기획관리실장, 주(駐)오스트리아 대사, 외교부 2차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한나라당은 김 내정자의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해외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이전인 5일까지 마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제1야당인 민주당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거부, 청문회 개최일자를 둘러싼 여야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여권은 외교장관이 빨리 임명되지 않으면 다음달 열리는 서울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준비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점을 부각, 외통위의 국정감사 일정을 이틀 정도 미루고 5∼6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여는 방안을 야당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수석은 "G20 정상회의를 한 달 앞두고 있는 등 촉박한 외교 일정이 많다"며 "국회가 가급적 신속하게 청문 절차를 마쳐주기를 간곡하게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외교장관 인사청문회는 총리 임명 절차를 마치고 총리가 제청권을 행사한 이후에 논의를 할 사안인데 헌법을 위반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이 총리를 임명하고 청문요구서가 국회로 넘어오면 그때 논의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내정자가 장관에 임명될 경우 후임 외교안보수석에는 김태효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대외전략비서관, 김숙 국가정보원 1차장, 천영우 외교부 2차관, 이태식 전 주미대사, 이규형 전 러시아 대사 등이 거론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