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자서전 출판기념회가 열린 1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는 동교동 · 상도동계 인사들은 물론 민주당 전당대회 주자들이 모두 참석했다. 모두 말을 아꼈지만 서로 'DJ 정신'의 계승자임을 강조했다.

김대중 평화센터(이사장 이희호)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 인사 10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야권에선 DJ의 비서실장이었던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정세균 전 대표,정동영 손학규 김근태 상임고문,동교동계의 권노갑 한화갑 김옥두 전 의원,김대중 정부 시절 장 · 차관들이 총출동했다. 여권에서도 이재오 특임 장관 내정자와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주호영 특임 장관 등이 참석했다.

특히 전당대회 출마가 예상되는 정세균 전 대표,정동영 손학규 고문 등 민주당 '빅3'는 나란히 헤드테이블에 앉았지만 말을 아끼며 서로 견제하는 분위기였다. 김동철 이찬열 이춘석 서종표 전혜숙 의원 등 측근 의원들과 같이 등장한 손 고문은 "김 전 대통령은 세계적인 민족의 지도자이자 서민의 벗,평화의 전도사였다"며 "DJ 정신은 민주주의 정신으로,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요즘이야말로 그의 정신이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선 "여러분을 자주 볼 날이 오겠죠"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어 행사장에 도착한 정 고문은 "김 전 대통령이 살아있었다면 6 · 15 남북공동선언 10주년을 맞는 올해 들어 남북관계가 원점으로 돌아가 매우 원통해 하셨을 것"이라며 "DJ 정신인 6 · 15 정신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서거 1주기를 맞지만 서민경제와 민주주의,남북관계 등 3대 위기는 그대로다"며 "그 정신을 이어받아 위기를 극복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당권 재도전에 대해선 "무엇이 선당후사인지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주선 천정배 김효석 의원 등 당권주자로 꼽히는 의원들도 참석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