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 직접 조문..자승 조계종 총무원장과 환담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성북동 길상사 설법전(說法殿)에 마련된 법정(法頂) 스님 분향소를 직접 찾아 조문했다.

이날 조문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주호영 특임장관과 정정길 대통령실장,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 권재진 민정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진동섭 교육과학문화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등이 수행했다.

이 대통령은 분향소에서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등의 안내로 분향한 뒤 법정 스님의 영정을 향해 합장하고 머리 숙여 삼배했다.

분향을 마친 뒤 이 대통령은 "평소에 제가 존경하던 분이셨고, 그래서 저서도 많이 읽었는데 마음이 아프다"면서 "살아있는 많은 분들에게 큰 교훈을 남기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법정 스님의 대표작인 수필집 `무소유'를 염두에 둔 듯 "많이 가지신 분들에게 좋은 교훈을 남기고 가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이에 길상사 주지인 덕현 스님은 "유지를 받들어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길상사 내 길상헌으로 자리를 옮겨 자승 총무원장과 차를 마시며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난초 화분을 애지중지 키우던 법정 스님이 장마후 쏟아지는 햇볕 아래 화분을 놓고 왔다는 생각에 허둥지둥 거처로 돌아갔다는 `무소유'의 내용을 언급하며 "나는 오래전부터 스님 책을 많이 읽었고 여행중에도 꼭 들고 다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스님이 쓰신 글이나 사상이 이번 기회에 많이 알려질 것"이라면서 "(법정 스님처럼) 그렇게까지 실천은 못해도 있는 사람들이 나누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입적한 법정 스님 측에 보낸 조전에서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무소유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해 오셨다"며 "많이 갖고 높이 올라가기를 욕심내는 현대인들에게 비우는 삶, 베푸는 삶의 소중함을 보여주셨다"고 애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