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비 밀쳐두고 `연아 응원전'.."국운 상승하는 듯"

이명박 대통령은 다음달 3일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대표선수단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 선전을 치하하고 격려할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동계올림픽 선수단이 귀국하는 다음날 선수.임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찬에서 이 대통령은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의 성과를 치하하는 동시에 메달을 따지는 못했으나 최선을 다해 `감동드라마'를 연출한 선수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이 선수단 귀국 이튿날 오찬간담회를 마련키로 한 것은 "하루라도 빨리 만나 축하하고 격려하고 싶다"는 뜻과 함께 해단식, 축하행사 등의 후속일정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가족들과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 직후에도 유도 최민호, 수영 박태환 등 우리 대표선수단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격려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연일 계속되는 우리 대표선수들의 쾌거에 감격해 하고 있다"면서 "틈틈이 주요 경기를 관람하면서 `국운이 상승하는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만m의 이승훈 선수와 피겨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의 김연아 선수 경기를 관전하며 응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오전 일찍 열린 이승훈 선수의 경기를 관저에서 지켜본 뒤 "쇼트트랙에서 전향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정말 기적같은 일"이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한다.

이어 이 대통령은 본관 백악실에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뒤 정정길 실장,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등과 함께 일본의 아사다 마오,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잇따라 관전했다.

이 대통령은 당초 점심식사를 마치고 집무실에서 김 선수의 경기를 본다는 계획이었으나 정 장관의 보고가 예상보다 늦어지자 그 자리에서 관전했으며, 특히 점심메뉴로 나온 수제비를 옆으로 밀쳐둔 채 `피겨퀸'의 명연기를 숨죽이며 끝까지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선수의 경기가 끝난 뒤 이 대통령은 "경쟁자에 뒤이어 경기를 해서 부담이 컸을텐데 대단하다"면서 "연초부터 우리 대표선수들이 국민에게 큰 기쁨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 참모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