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친 자이드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동행

우리나라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 발전소 수주 과정에서 결정적 영향을 행사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가 이명박 대통령 앞에서 눈물을 글썽인 사연이 뒤늦게 공개됐다.

지난 26일부터 1박3일간 이 대통령의 UAE 방문을 동행했던 한 관계자는 28일 "이 대통령이 아부다비에서 칼리파 빈 자에드 알 나흐얀 UAE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칼리파와 모하메드 왕세자의 선친인 고(故) 자이드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다"며 "이 자리에 모하메드 왕세자가 예고없이 모습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이 모하메드 왕세자에게 "선친이 하늘에서 이 과정을 지켜보며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고, 이에 모하메드 왕세자는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왕세자가 만난 것은 이번 방문이 처음이었지만, 우리나라의 원전 수주가 어렵다는 사실이 전해진 뒤 6번이나 전화 통화를 하며 각별한 친분을 쌓았다"며 "대통령이 현대 시절부터 수많은 입찰을 경험한 특유의 세일즈 감각으로 왕세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상회담이라는 형식적 절차를 거치기는 했지만, 이미 전날 입국하는 자리에 왕세자가 마중을 나오며 수주는 완전히 확정됐다고 봐야 한다"며 "UAE 외교장관으로부터 미안하다는 전화까지 받은 상황에서, 사실상 이 대통령이 마지막 뒤집기에 큰 힘을 보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