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구속 중)으로부터 각각 2만달러와 3만달러가 담긴 돈봉투 2개를 직접 받은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18일 이 같은 혐의 내용을 담은 체포영장을 제시하고 한 전 총리를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했다.

검찰에 따르면 곽 전 사장은 2007년 초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한 전 총리에게 5만달러를 주면서 한 봉투에 들어가지 않자 봉투 2개에 2만달러와 3만달러로 나눠 담아 건넸다고 진술했다. 한 전 총리는 당시 곽 전 사장을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이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갈 수 있도록 힘써 달라'는 취지로 준 것인 줄 알면서도 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곽 전 사장은 당시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가지 못했지만 2007년 4월 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 사장에 선임됐다.

검찰은 이날 수사관 5명을 한 전 총리가 머무르고 있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 노무현재단으로 보내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한 전 총리는 낮 12시께 재단 사무실에서 "당당하게 저의 길을 가겠다"며 "천만번을 물어봐도 아닌 것은 아닌 것"이라고 검찰 혐의를 반박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