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구체적 방침 첫 언급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의 14일 주한미군 해외배치 필요성 언급은 향후 적절한 시점이 되면 주한미군을 해외에 배치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특히 이날 언급은 주한미군의 `해외 파병' 방침을 구체적으로 처음 확인하고 설명했다는데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은 지난 2006년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한다'는 문구가 담긴 공동성명을 한미 양국이 발표한 뒤 주한미군의 해외배치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한국 내에서 제기될 때마다 파문 진화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난달 방한시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여러분(주한미군) 중 일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했고, 여러분 일부는 다시 파병될 것"이라고 말했고, 마이클 멀린 합참의장이 10월 "아시아 국가에 배치된 많은 미군 장병이 가족과 함께 장기 주둔함에 따라 앞으로 몇 년 내에 주한미군 병력을 중동으로 배치할 것인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미국 측은 올들어 주한미군의 해외배치 가능성에 대한 군불때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주한미군 측은 이들 발언이 나올 때마다 "주한미군에서 근무를 마치면 본국으로 복귀해서 다시 다른 지역으로 분류되는 그런 시스템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해 왔지만, 이번 샤프사령관의 발언으로 유사사태 발생시 주한미군의 해외 전환 배치를 추진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이 분명해 졌다.

주한미군의 해외배치와 관련, 샤프 사령관은 몇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제시했다.

우선 지금 당장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는 "이런 일(주한미군의 해외배치)이 당장(today) 일어날 준비를 우리는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배치가 일어날 수 있는 시점을 "미래의 어느 시점(sometime in the future)"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당장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에 주한미군을 재배치하는 조치는 취하지 않겠지만, 향후 주한미군 병력을 타지역의 유사사태 발생시 움직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샤프 사령관은 또 한국 내 우려와 관련, 주한미군을 해외에 보내더라도 주한미군의 순감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가장 큰 책임이 대한민국 방어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면서 "(해외배치 주한미군이 완전히) 빠지는게 아니다.

가족들은 한국에 남아있고, 배치가 끝난 뒤 한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구체적인 설명도 곁들였다.

이날 연설에서 샤프 사령관이 주한미군의 가장 큰 책임을 북한과의 전쟁발발시 승리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미국의 대한 방위공약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주한미군의 해외배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함에 따라 앞으로 한미 양국간 후속 관련 협의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