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부터(You First)가 아닌 나부터(Me First).'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덴마크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행할 기조연설의 기본 정신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이 대통령은 총회에서 각국 정상들 중 6번째로 나서 'Taking Action Together(다함께 행동을)'라는 제목의 연설을 영어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나라에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나부터 먼저 실천하자는 'Me First'정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Me First'정신에 근거한 우리의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각국 정상들에게 소개할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없는 국가로는 처음으로 2020년까지 배출 전망치(BAU) 대비 온실가스 30%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선진국들은 개도국들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고,개도국들은 온실가스 감축행동(NAMA) 목표치를 유엔 기후변화협약사무국에 설치된 등록부에 자발적으로 기재토록 하자는 중재안을 재차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이 대통령은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이느냐(How Much)'에 못지않게 '어떻게 줄이느냐(How to)'가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선진국과 개도국을 아우르는 '글로벌 파트너십 기구'설립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종로구 서린동 녹색성장위 회의실에서 코펜하겐 총회 본회의장인 벨라센터와 화상으로 연결,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과 화상 회의를 가졌다. 반 총장은 "개도국이 NAMA 목표치를 유엔 등록부에 기재토록 하자는 이 대통령의 제안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개도국이든 선진국이든 좀 더 (온실가스)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했으면 좋겠다"며 이 대통령의 중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온실가스 감축목표 발표를) 눈물을 머금고 과감히 했다"며 "선진국은 신흥국이 요구하는 (온실가스)감축목표를 못 받으면 합의하기 힘들 것 같다. 이번 총회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도 내년에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출발을 잘 하는 게 좋겠다"고 강조했다.

◆"5년을 10년처럼 일하겠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헌정회 임원 2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법질서와 원칙을 바로 세워 나라의 기초를 닦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5년을 10년처럼 일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를 오래 하신 분들이 임기 1~2년을 남겨놓으면 레임덕이 되니 내년에 열심히 하라고 한다"며 "서울시장 때도 퇴임날 결재를 하고 오후 5시에 걸어서 나왔다. 그렇게 하려고 한다. 마지막 날까지 기초를 잡고 바로 세우는 데 소홀함이 없이 열심히 일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