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2일 치러지는 제5차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는 등 벌써 지방 정가가 술렁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년 선거는 지난 대선 이후 2년 6개월여 동안의 민심 변화를 점검하는 계기이다.

그뿐 아니라 앞으로 정국의 풍향을 좌우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여야 모두 한 치 양보 없는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논란이 되는 `세종시 수정'과 `4대 강 사업' 등 현안 사업의 추진 등 앞으로의 국정운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선거이어서 전국 각 지역 정가와 관가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연합뉴스는 전국 취재망을 통해 내년에 16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나설 후보군을 권역별로 점검했다.

<수도권>
◇ 서울시장 = 오세훈 현 시장이 지난해 일찌감치 재선 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여당과 야당 인사들도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오 시장은 작년 8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발전하는 다른 도시를 보면 시장이 재임하면서 도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곳이 많다"면서 "시정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4년 임기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아직 공식 출마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여.야에서 상당수 인사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정두언, 원희룡, 나경원 의원 등이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선 김성순 의원이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했고 박영선, 추미애 의원과 김근태, 김한길, 신계륜, 유인태, 이계안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다.

친노 인사 중에는 한명숙 전 총리가 거론됐지만 최근 노무현재단 일에 전념할 뜻을 밝히며 불출마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이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도 출마 의사를 공식화하고 있다.

◇ 경기지사 = 김문수 현 지사의 재선 도전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여권 내에서 8~9명, 야권에서 14~15명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대권후보군으로 거명되는 김 지사는 아직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 지사의 지사 출마 여부에 따라 후보군의 폭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내 경선에서 김 지사에게 고배를 마신 김영선 국회 정무위원장, 남경필 의원, 원유철 도당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의 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또 소장파인 정병국 의원, 심재철 국회 예결특위위원장, 유화선 파주시장도 거명되고 있다.

민주당은 김진표 의원, 민선 부천시장과 원내대표를 지낸 원혜영 의원, 이종걸 의원, 지역 기반과 함께 원만한 언론관계 등으로 원외 지원군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김부겸 교육과학기술위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자주 거명되고 있다.

이와 함께 '김진표 선배가 나가면 나는 안 나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정장선 의원, 4선의 이석현 의원, 미디어법 강행처리와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발해 의원직 사퇴서를 낸 천정배 의원, 박기춘 의원 등의 도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중 한 곳을 선택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민주노동당에선 수원 장안 선거구의 10.28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마했던 안동섭 도당위원장, 정형주 민노당 중앙위원, 2006년 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김용한 전 도당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또 진보신당에서는 심상정(50) 공동대표가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인천시장 = 수도권 민심의 풍향계로 주목받는 인천시장 선거는 3선을 노리는 한나라당 안상수 현 시장의 당내 공천 경쟁과 야권의 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안 시장은 지난 7월 3선 도전 의사를 공식 천명했고, 4선의 이윤성 국회부의장(인천 남동구갑)도 출마 의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인 유정복 의원(경기 김포시)의 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지난 2002년 인천시장 후보 당내 경선에서 안 시장에게 패했고,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출마설이 나왔다가 중앙 정치 무대로 방향을 선회, 국회 산업자원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치밀한 선거전략을 통해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공신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유정복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경기지사, 인천시장 등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 3자리 가운데 1곳 이상을 친박계가 공천할 경우 유력한 주자라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민주당에서는 김교흥 전 의원(인천 서구.강화군갑)이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유필우 인천시당위원장, 문병호 전 의원(인천 부평구갑)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인천지역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최다선(3선)인 송영길 최고위원(인천 계양구을)은 당권 도전과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동당에서는 2006년 인천시장 선거에서 7만8천여 표를 얻어 3위를 차지했던 김성진 전 최고위원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인천에서는 특히 이호웅 민주당 인천시당 상임고문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을 견제하기 위한 '민주대연합' 결성과 정책.후보연합을 제안해 주목된다.

인천은 한나라당 안 시장이 지난 7년간 시정을 이끌어 왔고, 10개 구.군과 지방의회도 한나라당 단체장과 의원들이 장악한 상황이어서 민주당, 민노당 등의 야권 주자들은 이 제안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1991년 초대 시의원 선거에서 당시 신민당, 민주당, 민중당, 시민사회단체가 연합공천을 한 적이 있어 내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 한나라당 후보와 일대일 구조를 만들어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청.강원>
◇ 대전시장 = 대전.충남지역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세종시 사업 수정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이를 둘러싼 여야 간 격돌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선 박성효 현 시장이 재선 의지를 불태우는 가운데 이양희 전 자민련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민주당에선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김원웅 전 민주당 의원과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선병렬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이 경선을 준비하며 세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대전시 정무 및 행정부시장을 지낸 권선택 의원과 이재선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무소속인 염홍철 전 대전시장도 최근 시집 출판기념회를 하고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서고 있다.

지역 주요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1위를 달리는 염 전 시장은 최근 특정정당 입당 가능성을 시사해 그의 행보가 대전시장 선거의 판도를 바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충남지사 = 한나라당 소속의 이완구 충남지사가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에 반발해 '도지사직 사퇴'를 선언한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 지사가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으면 한나라당에선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이나 김학원 전 최고위원, 전용학 조폐공사 사장 등이 출마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안희정 최고위원의 출마가 확실한 가운데, 문석호 전 민주당 의원의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자유선진당에서는 박상돈, 이명수 의원이 거론되고 있으나 당에서는 당선 가능성과 지명도가 높은 '제3 후보' 영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보신당에선 이용길 부대표가 3일 충남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 충북지사 = 이미 지사직 출마 의사를 밝힌 정우택 지사를 제외하고는 공식적인 태도 표명을 한 주자가 없어 조용한 편이다.

한나라당은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정 지사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병일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 사무총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애초 내년 지사선거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한대수 청주 상당 당협위원장 겸 한나라당 제2사무부총장은 차기 국회의원 선거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정가에서는 민선 4기 재직 기간 21조가 넘는 기업 투자유치 성과를 달성하고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 유치, 인재양성재단 설립 등의 성과를 낸 정 지사가 공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재선 의원인 이시종 도당 위원장과 한범덕 전 행자부 제2차관으로 압축된 상태이다.

이 의원은 출마 여부를 확실히 밝히지 않았지만, 세종시 수정으로 충북에서 반(反) 한나라당 정서가 형성됐다고 판단되면 지사직 도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한 전 차관은 도지사는 물론 청주시장에도 길을 열어 놓고 있다.

그가 열린우리당 시절이던 2006년에 이어 후보로 확정되고, 정 지사도 한나라당 공천을 받으면 두 사람 간의 '리턴매치'가 벌어지게 된다.

자유선진당은 유일한 지역 국회의원인 이용희 의원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 강원지사 = 강원도는 김진선 현 도지사가 3선 연임제한에 걸려 출마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차기 도백을 꿈꾸는 입지자 10여 명이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부분의 입지자들은 지역 특성상 한나라당으로 공천을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커서 입당 등을 통해 우위를 선점하려는 물밑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는 분위기이다.

현재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한 인사는 최근 입당한 조기송 전 강원랜드 사장과 조규형 전 주브라질 대사이다.

조 전 사장은 입지자 가운데 가장 먼저 지난 9월 29일 입당했다.

조 전 대사도 지난 10월 12일 외교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지역발전에 바치겠다는 소감을 밝히며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최흥집 정무부지사도 내년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연내에 공직을 사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과 최영 하이원리조트 대표, 조관일 대한석탄공사 사장, 권혁인 전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 이이재 광해공단 이사장, 조명수 전 도행정부지사, 최동규 한국생산성본부장,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장관, 허 천 국회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입지자들이 난립하는 한나라당과는 대조적으로 민주당은 내년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물난을 겪는 형편이다.

현재 민주당의 유력한 도지사 후보는 이광재 의원으로 좁혀지고 있지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4천800만 원을 선고받고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견해를 밝히기 곤란한 처지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와 엄기영 MBC 사장 등을 대상으로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도지사에 출마할 뜻이 없으며 중앙당 차원에서 인물을 영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진보신당 후보로는 길기수 도당 위원장이, 민주노동당 후보는 엄재철 도당위원장이 각각 물망에 오르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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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전.광주.대구연합뉴스) 류성무 이덕기 기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