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이은수 대령.."공정한 수사로 기강확립.인권보장"

육군 내 최고 사정기관인 고등검찰부 수장에 창군 이래 처음으로 여성이 임명됐다.

육군은 2일 제2작전사령부 법무참모인 이은수(44.법무56기) 대령이 육군 고등검찰부장에 임명돼 오는 14일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군내 주요 사건에 대한 수사와 내부 감찰을 지휘하는 군 검찰 최고직인 고검부장에 여성이 임명되기는 국방부와 육.해.공군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고검부장은 육군본부는 물론 사단급 이상 부대에 설치된 56개의 육군 검찰부를 통솔하고 조정하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경북 구미 출신으로 1990년 제9회 군법무관임용시험에 합격해 최초의 여성 군법무관으로 임관한 이 부장은 사단 법무참모, 육군 법무실 법무과장 등을 거쳐 지난 2006년 군사법원장까지 역임하는 등 항상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이 부장은 경북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국책경제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1년여간 직장생활을 하다 군 법무관으로서 국가에 기여하는 것이 보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군에 지원하게 됐다고 한다.

임관 이후 10년의 의무복무기간을 마칠 무렵 해외연수의 기회를 얻은 이 부장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6개월간 교환교수 자격으로 수학했으며, 이를 계기로 군 생활을 계속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특히 자신의 뒤를 이어 임관하는 후배 여군 법무관이 군생활에 적응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생각도 잔류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 부장은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군 기강이 확립되고 장병의 인권이 보장되는 육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특히 검찰업무 종사자의 청렴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군 관계자는 "법원과 달리 검찰은 군의 사정기관으로 여성이 이를 통솔하는 고검부장 자리에 오른다는 데 대해 일부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이번 인사를 계기로 여성도 모든 중요 직책에 보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사법고시 또는 군법무관 임용시험을 거쳐 임용되는 군 법무관은 현재 525명으로, 이 중 여군 법무장교는 육군 14명, 해군 3명, 공군 3명 등 20명에 불과하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