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 최대한 국민 설득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나라당 최고위원단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일을 해보니까 단임제가 소신껏 일하기에는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연임은 재선을 염두에 두고 일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눈치를 보고 소신을 갖고 일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또 이 대통령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여러 국정과제를 언급하며 "이런 일들이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정권을) 이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도 국정철학이 끊어졌다 다시 이어가면 어려운 만큼 한나라당이 잘 단합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일관성있는 정책 추진을 위해 한나라당이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세종시 문제에 언급, "대안을 만들어서 모든 성의를 들여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해야 한다"면서 "그래도 안되면 도리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세종시 수정 필요성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다만 어떤 사안이든 국민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는 만큼 최선을 다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라는 데 방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서는 또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사태와 관련,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절 간부들을 지하철 파업 현장에 투입한 경험을 소개한 뒤 "군 기관사들을 투입하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당시 서울시 간부들이 `우리가 고시를 치러서 공무원이 됐는데..'라고 불만을 말하길래 `고시를 개인이 잘 먹고 잘 살자고 한 것이냐. 국가를 위해서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면서 "이들을 실제 현장에 투입했더니 처음에는 미숙하더니 나중에는 오히려 더 잘 하더라"고 소회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군인 500명 정도를 훈련시켜 (대체 기관사로) 투입하면 어떨까"라며 "가능하다면 나중에 그 사람들에게 면허도 주고 일도 하게 해주면 좋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앞서 국방부는 철도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군 기관사 167명을 투입했으며 향후 추가 지원에 대해 검토 중이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한 외국 정상이 우리 국회의 폭력사태를 언급하며 `한국 국회는 표결제도가 없느냐'고 묻길래 지금은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키기 위한 마지막 고비라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김범현 기자 humane@yna.co.kr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