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다음달 중순께 해외 공단을 공동 시찰하기로 합의한 것은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재확인한 일로 평가된다.

정부는 앞서 지난 6월 제2차 개성공단 관련 실무회담에서 북측에 제3국 공단 합동 시찰을 제의했었다.

1단계로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국가 공단, 2단계로 중앙아시아 지역, 그리고 3단계로 미국 등 선진국과 남미 지역 공단을 둘러보자는 것이다.

북측은 한동안 답변을 미뤄오다 이달 중순 동의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수개월이라는 시간은 걸렸지만 북한이 제안에 응해온 것은 최근 강온 양면이 혼재된 대남 기류에도 불구하고 북이 기본적으로 남북관계를 잘 풀어가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북한은 최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우리 정부 태도를 비난하는 한편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거듭 실명으로 비판, 8월 이후 보인 대남 유화기조에 일부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그런 만큼 이번에 북이 해외공단 시찰에 동의한 것은 결국 다음 달 북미대화가 본격화할 때에 대비한 환경 조성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 일로 평가되고 있다.

아울러 이번 공동시찰을 계기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숙원 사업인 북측 근로자용 기숙사 및 근로자 출퇴근 도로 건설, 통행.통신.통관 등 3통 문제 해결 등 현안협의를 위한 남북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6일 이번 해외공단 공동시찰과 관련, "남북관계 여러 흐름 속에서 하나씩 일을 만들어가는 측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해외 시찰이 잘 이뤄지면 이를 바탕으로 3통(통행.통관.통신), 출입.체류에 대한 보다 잘된 합의, 기숙사, 연결도로 등 (개성공단에 관한 문제)가 더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과 북은 이미 2007년 6월, 9박10일에 걸쳐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인원을 중심으로 남북측 경협관계자 각 7명씩 총 14명이 합동으로 중국과 베트남의 산업시설을 둘러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