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정책 일관성 없어 실망"
예비역들은 환영…"선심정책 국방력 훼손 더는 안 돼"


국방부와 여당이 군대 복무 단축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2∼3개월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장차 군대에 다녀와야 할 젊은 남성과 부모들은 불만이 크다.

25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참여정부 시절 2014년 6월까지 군 복무기간을 6개월씩 단축하기로 결정됐으나 최근 한나라당 김학송, 유승민 의원이 단축 기간을 줄이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국방부도 이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검토 의견서를 제출했다.

입대를 앞둔 남성들은 육군의 경우 2014년 6월 이후 입대하면 18개월만 복무하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 같은 내용의 법안이 통과된다면 복무기간이 상대적으로 3-4개월 더 늘어나는 것으로 체감돼 마음이 편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 2학년생 박모(21)씨는 "군 복무 기간을 6개월 단축하기로 한 것은 당시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인데 정권이 바뀌자 재논의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군 복무기간이 빨리 확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교 1학년생 아들을 둔 주부 이모(49)씨는 "남자는 군대에 다녀오는 공백 때문에 여자와 경쟁에서 불이익을 많이 당한다"며 "군 복무 기간이 18개월로 줄면 입대 시기만 잘 맞추면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 복학도 할 수 있다고 해서 좋아했는데 다시 복무기간이 조정된다고 하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정권에 따라 정부 정책이 쉽게 바뀌는 풍토가 실망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군 복무기간 단축과 큰 상관없이 내년 5월 육군에 입대할 예정인 대학생 이모(22)씨는 "입대와 제대 전후 무엇을 할지 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하는데 정부의 정책이 오락가락해서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

국방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라면 일관성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고등학교 1학년 이모(16)군은 "나라에서 꼭 필요하다고 하면 3개월 정도가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문제는 힘있는 사람들이 편법으로 군대에 가지 않아 `군대에 제대로 가면 바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군대가 가고 싶은 곳이 되면 3개월 정도 차이는 큰 문제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군대를 다녀온 일부 남성들은 "군 복무기간을 과도하게 단축하면 국방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2∼3개월 축소 안에 찬성하거나 오히려 기존 복무기간을 유지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1995년 입대한 회사원 김모(36)씨는 "사실 참여정부 때 군대 복무 기간을 1년6개월로 줄인다고 했을 때 우려스러웠다"며 "군대에서 어느 정도 전투 기술에 숙달하려면 최소 2년 이상은 복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넷도 군 복무기간 축소 문제로 시끄럽다.

네이버 아이디 `대이빗'은 "애초에 6개월 축소 안이 나왔을 때 국방부도 승인했던 것인데 인제 와서 다른 소리 하는 것은 뒷북치는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고 `imjs07'은 "선심성 정책으로 군 복무를 단축하면 나라는 누가 지키는가.

의무복무 기간뿐만 아니라 군 복무 대상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김연정 기자 hapyry@yna.co.kr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