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임시국회 불가피..이견 커 난항 예고

정부가 제출한 291조8천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사가 갈수록 꼬이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가 전날 회담을 열어 절충점 마련에 나섰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내주 중 의사일정을 다시 논의키로 해 법정시한(12월2일) 내 예산안 처리는 물 건너갔다.

이에 따라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9일 이후 임시국회를 소집해 예산안 심의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됐다.

하지만 4대강 예산과 세종시 문제, 미디어법 재개정 문제 등 쟁점 현안에 대한 여야간 견해차가 현격해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접점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상임위별 예산심의를 마친 뒤 20일 예결특위를 열어야 하지만, 국토해양위와 문화관광체육방송통신위, 교육과학기술위 등 5곳은 아직도 예산심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국토해양위는 민주당이 4대강 예산의 자료 미비를 이유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고, 교육과학기술위도 수능성적 공개 논란으로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게다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는 미디어법 재개정 문제에 KBS 사장 선임 문제가 난마처럼 얽히면서 돌파구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당장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KBS 사장에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였던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 선임을 놓고 `방송장악 음모'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예산안 심사가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파행을 거듭하면서 `여당의 강행 처리와 야당의 물리적 저지'가 되풀이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마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오늘 오후 2시 예결특위 위원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의 4대강 예산 내역을 제시하고 국민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민주당이 자료 부실을 이유로 4대강 예산 심의를 거부하고 있는 데 대해 직접 대국민 설득에 나서는 등 야권을 압박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에 국회 예결특위 민주당 간사인 이시종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4대강 예산 내역을 깨알같이 냈다고 하지만 170개 공구로 쪼갠 4대강 사업은 예산총액만 나와 있지 구체적인 내역이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