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갖는다. 최대 관심 의제는 북핵과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6일 "양국 정부가 외교 · 경제통상 라인을 총동원,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 6월 타결된 이후 양국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FTA 비준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다.

지난해 4월과 8월 한 · 미 정상회담에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비준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마무리 짓지 못하고 퇴임했다. 지난 6월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첫 정상회담에서 "FTA 진전을 위해 협력한다"는 원론적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는 못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기대치가 좀 높아진 이유는 우선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4일 일본을 방문해 한국과의 FTA 종결(비준)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1~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에 참석,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FTA 비준을 놓고 깊숙한 논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프로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은 지난 9일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 때 FTA에 대해 한국 측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고 이를 기대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청와대 외교 라인 핵심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구체적인 요구 수준을 미국에 전달했다"며 "이번엔 미측의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측의 태도가 지난 6월 정상회담 때에 비해 한결 전향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반응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양국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보다 정확한 생각은 정상회담에서 들어봐야 한다"며 "FTA 문제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발표될지는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미국 의회 내에서 자동차 추가 개방을 압박하는 목소리도 있는 만큼 획기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외교 라인 관계자는 또 "북핵 문제와 이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일괄타결)'구상에 대해서도 미국 측과 협의해 왔다"며 "두 정상 간 긴밀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이 의견일치를 볼 것으로 관측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저녁 방한한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