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는 1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하며 국정 전반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정 총리의 제의로 이뤄진 이날 오찬은 김 전 대통령이 즐겨찾는 시내 한 호텔의 일식집에서 이뤄졌다.

김 전 대통령은 예정 시각보다 10분 일찍 도착한 정 총리가 호텔 1층 현관에서 자신을 반갑게 맞이하자 "국회에서 수고가 많았다"며 격려했다.

이에 정 총리는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며 "여러가지로 나라가 어려운 상황이라 국가 원로로서 해줄 말씀을 듣고자 한다"며 조언을 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다 가버려서 나 혼자 있다"며 "나라가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의 강연을 화제에 올리고 "일본 민주당이 완전히 변할 것"이라며 "우리 교포들 참정권 문제도 결정한다는 것인데 하나의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당초 김 전 대통령은 세종시 대안 마련에 '총대'를 멘 정 총리를 격려하며 단호한 입장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인사말 이후 배석자 없이 비공개로 진행된 오찬 자리에서 세종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김왕기 총리실 공보실장은 전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측은 오찬 이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세종시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입장은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해 김 전 대통령이 정 총리에게 세종시 문제에 대해 소신을 갖고 대응할 것을 주문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상도동 자택을 찾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에게 "(정 총리에게)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 세종시 문제에 단호히 대처해야 하고, 표나 인기를 의식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전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