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행위와 대화 양면전술"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서해북방한계선(NLL) 해상에서의 남북한 함정 교전은 북한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미국의 특별한 관심을 끌기 위해 의도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헤리티지재단의 중국 국방외교전문가인 딘 청 연구원은 1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등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일어났다"면서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청 연구원은 이번 서해교전의 의미를 "북한이 한국과 중국, 일본을 방문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가 여전히 중요한 동북아 현안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는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이 이번 사건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우리(북한)를 잊으면 안 된다.

우리는 한국 등 당신의 우방들에 영향을 주거나 잠재적으로 당신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당신을 비참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 대한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청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남한에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매우 주의해야 한다.

남한이 주장하는 NLL에 동의하지 않는다.

대북 원조 중단 등은 수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 연구원은 북미 양자대화와 관련, 미국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해 나가려면 유연하고 유화적인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라며 어떤 의미에서는 "북한이 다시 벼랑 끝 전술을 들고 나온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해군연구소(CNA) 북한전문가인 켄 가우스 이사는 이번 서해교전과 관련,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며 설사 이런 일이 재발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우스 이사는 또 이번 사건은 북한이 대화를 모색하면서 호전적인 태도를 버리지 않는 "적대적인 행동과 대화의 균형을 추구하는" 양면전술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